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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남자의 미술이야기/서양미술사

강경화,김상조,김동연,김이수 인사청문회

강경화,김상조,김동연,김이수 인사청문회




<의심과 의혹 사이>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단독 운운하면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에게 무리스러운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에 항의하는 뜻에서 전성인 선생은 경향신문에  이상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자기로서도 오랫 동안 써온 매체여서 마음 속에 남는 앙금이 있는지 마지막 글은 한국 언론의 부실한 특종 보도 관행에 관한 소감을 남겼다 


저번에 송민순씨 회고록이 일으킨 논란을 보면서 인간 기억의 부정확성과 함께 사실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는 한국 풍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김상조씨에 대한 의혹 제기 기사도 공공 언론이 최소한 지켜야 하는 사실 확인 노력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 언론이 앞으로 이런 일에서 의심과 의혹을 구분했으면 좋겠다의심과 의혹은 다르다의심(doubt) 사실을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다의혹(suspicion)  의심을 넘어 그럴  같아서 수상하다는 것이다의심은 무죄인지 유죄인지  모르는 상태이지만 의혹은 유죄 쪽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다그래서 의혹을 제기할 때는  그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지를 자기들이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단순히 가능한 의심만을 갖고 의혹이라고 부른다. 온갖 시나리오를 자세하게 보도한 , 수상하다고 믿을 건덕지가 있는지를 자기들이 밝혀야 의무가 없는 것처럼 마무리를 한다.  일단 유죄일 시나리오를 자세히 쓰고 상대방에게 사실 확인을 하지도 않고, 아무런 수상하다고 근거도 없이, 우선 의혹이라고, 단독이라고, 치고 나간다. 


사실 이런 일은 하도 흔해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들이 김상조씨와 친구이고 그에 대한 의혹 제기가 그의 청렴한 삶의 행적에 비해 너무 터무니 없기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였지만, 사실 내가 알기로 이런 일은 자주 벌어진다. 



역시 옛날에 뉴스타파에게 그렇게 당한 적이 있다. 말이 되든 안되든, 최대한으로 악의적인 시나리오를 거의 사실인 것처럼 놓고 의혹이 있다면서 내뺀다. 해명하려고 나설 즈음이면 의혹'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이미 퍼질 대로 퍼져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저 그러련 해야 마음이나마 편하다.   


김상조와 전성인은 경향신문의 고정 필자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그런 그를 경향신문이 단독이라고 의혹을 제기했으니 경향신문에 대해 섭섭했을 만도 하다. 어쨌든 경향신문은 일로 김상조와 전성인이란 좋은 필자를 동시에 잃었다. 사람은 공직자로, 사람은 공직자에 대한 무책임한 의혹제기에 대한 항의로. 김상조씨가 공직에서 물러나도 경향신문에 돌아 같지는 않다. 전성인과 김상조를 존경하는 그들 주위의 사람들도 선뜻 응하지 않을 것같다.


진보 언론들은 사실 자신의 부실한 보도를 의식의 선명성으로 호도하려는 경향이 많았다. 자기들은 정의의 편이고 자기들이 비판하는 상대는 악의 편이니 대강 취지만 좋으면 사실 확인 의무는 조금 건너 뛰어도 상관 없다는 태도를 그들은 당연시 하는 듯이 보였다. 요즘 소위 진보언론과 진보진영 독자들 사이에 일어난 일종의 분란도 탓이 크다. 기사인지 컬럼인지, 자기 생각을 일방적으로 독자에게 주입시키려는 듯한 글쓰기에 익숙한 기자들로서는 당황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 일로 한국 언론이 금방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은 너무도 늦게 변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너무도 빨리 변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냥 살아내는 밖에 없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주진형 https://www.facebook.com/jinhyung.chu?fref=ts




전여옥

정말 이런 다시 쓰려고 하지 않았는데--

망설이다가 씁니다. 

저로서는 드문 일이지요. 

어제 강경화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봤습니다. 

나라의 외교수장이란 워낙 막강한 자리이므로 

저로서는 지긋지긋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날선 혹은 흠결잡기 검증까지도 이해합니다. 


 남편과는 경제적으로 분리됐다?’

 그래도 아버지가 KBS아나운서인데 부모를 부양?’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고 청문회장은 물론이고

언론도 여론도 그렇게 돌아가고 있네요. 

비난을 듣는 가슴이  솔직히 아팠습니다. 

 


 저는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입을 다뭅니다. 

강경화후보자에 대해서도 사생활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아는 분이 아니고 제가 일부 아는 사항도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강경화후보자가거짓말장이 아니라는

사실은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그녀와 바로 옆부서에서 일했던 

80년대 중후반- 3년동안 저는 그녀를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일종의 습관이고 취미였습니다. 

제가 캐묻지 않아도 무심코 나오는 말들이 있었어요. 

남편과 생활비를 절반씩 정확하게 나눠 낸다.’ 말이었죠. 

각자 벌어서  생활비를 반으로 낸다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부부였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이 좋아하는 오디오를 사는데 비용도

반씩 낸다고 했어요. 

제가오디오는 남편이 좋아사는 것인데 

반씩 내나요?’했더니 

그래도 집에서 같이 듣잖아요.’라고 답한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때 여자후배로서 남편이 얄미웠습니다. 

남편이 안정되고 좋은 직장에 있는데 생활비는 

가장이 내야하지 않나 싶어서였습니다. ㅎㅎ



 왜냐면 보면 알지요. 그녀가 풍족한가, 

혹은 사치를 부릴 여력이 있는가를여자들은 압니다. 

제가 전에 그녀가 맨날 청바지에 티셔츠차림이었다고 썼지요. 

정신없이 돈을 벌기위해서 다른데 

외모를 치장할 여유도, 여력도 없는 것을 저는 눈치챘습니다. 


저는 어제 하나의 제가 모르던 사실을 알았습니다. 

친정아버지의 빚을 안았던 사실을요. 부양해야 했구요. 

아버님, 방송계에서 빛나던 원로아나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방송국에 있던 사람들 

진짜 놀랄 정도로 세상물정 모릅니다. 

퇴직하고 사기당하는 사람 많습니다. 

아버님처럼 선하고 점잖으신 대상이 되기 알맞지요. 

강경화 후보자-결코 불쌍한 부모봉양하는 효녀코스프레 하는 아닙니다. 

거짓말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복잡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구요. 

 아마 남편과 완전 독립된 경제역시 친정부모의 빚가림도 

원인이 분명 됐을 겁니다. 


 저는 글이 강경화후보자의 사생활을 드러내기 위해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해 고생하며 살아온 여성인데 

거짓말장이라는 말까지 들으니 

제가 가슴이 아파서 썼습니다. 

그리고 저도 한때 사업이 크게 망한 아버지의 빚을

많이 갚았던 딸만 있는 맏이로서 

그녀의 처지가 공감돼 글을 썼습니다. 


강경화 후보자---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여옥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ymyday21?fref=ts




[경제와 세상]특종과 낙종 사이]


이 글은 ‘경제와 세상’ 코너를 통해 독자와 만나는 마지막 칼럼이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 며칠을 고민했다. ‘장고 끝에 악수(惡手)’라고 어쩌면 횡설수설이 될지도 모르겠다. 

우선 전제할 것이 있다. 첫째, 필자는 ‘문빠’가 아니다. 입증 자료? 필자는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에 있었다. 둘째, 필자는 교수직 이외에 ‘공직’에 관심이 없다. 선출직이건, 임명직이건 관심 없다.

오늘의 주제는 ‘단독 보도’다. 우리 같은 옛날 사람에게는 ‘특종’이라는 용어가 더 익숙하다. 다른 언론사가 알아내지 못한 중요한 팩트를 독점적으로 취재하여 보도한다는 뜻일 것이다. 이 과정에 경쟁이 붙을 수 있고 다른 언론사가 새치기를 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낙종(落種)’을 맛볼 수도 있다.



필자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특종으로는 외환은행을 소유했던 론스타가 일본에 수조원대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어서 산업자본에 해당한다는 2011년 5월25일자 KBS 9시 뉴스가 있다. 이영섭 기자의 특종이었다. 필자는 나중에 이 사실을 처음 발굴한 사람 손에서 해당 자료가 이영섭 기자에게 넘어가기까지의 영화 같은 과정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자료 확인하고, 방송화면 준비하고, 관련자 인터뷰 따는 데 3주 정도 걸렸다고 했던 것 같다.

필자가 접한 가장 최근의 단독 보도 홍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의 단독 보도는 론스타 보도와는 달리 충분히 익지 않은 ‘날것’에 가까웠다는 느낌이 강하다. 과연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한 것인지, 또 기사가 가리키는 전반적인 방향이 실체적인 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 또 그것이 단독 보도라는 훈장을 달고 나갈 만큼 비중있는 내용을 다룬 것인지에 대해 회의가 앞서는 보도들이 많았다.


물론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날짜가 사전에 고정된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보도라서 오랫동안 팩트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 공직대상자에 대한 보도이므로 상당한 수준의 의혹이 있다면 그에 대한 팩트 확인은 언론의 몫이 아니라 공직대상자의 몫이라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그런 부분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공직대상자의 해명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이때가 어렵다. 팩트 확인을 끝까지 해서 제대로 된 단독 보도를 할지, 아니면 일단 의혹 제기 수준의 보도라도 먼저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팩트 체크 여부에 따라 의혹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향신문이 단독 보도한 ‘위장전입’ 의혹을 보자. 여기에는 두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첫째, 김 후보자가 해외 연수를 위해 7개월 동안 다른 곳에 주민등록을 둔 적이 있다. 해외 연수도 사실이고, 주민등록 일시 이전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것이 위장전입에 해당하는가이다. 단순히 주민등록과 실제 거주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위장전입이라고 정의한다면 이것은 의혹이 아니라 팩트다. 단독 보도의 대상일까? 글쎄다.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위장전입이라는 용어에는 단순 법위반만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만일 거주 불일치라는 팩트에 더해서 부동산 투기나 학군 배정 등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목적이 더해진 것을 위장전입이라고 정의한다면 이 사실은 의혹이 될 수 있지만, 왜 7개월의 주민등록 이전이 부동산 투기 또는 학군 배정과 연관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합리적 가능성 정도까지는 정리가 되어 보도되어야 한다. 두 번째 상황은 조금 더 본질적인 것이다. 김 후보자가 은마아파트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음에도 서류상으로 주민등록만 그리로 옮겼을 가능성이 그것이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단순히 주민등록법 위반의 문제가 아니라 위장전입의 전형적인 목적인 부동산 투기나 학군 배정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때 언론이 어떤 팩트를 ‘계기’로 하여 ‘위장전입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몇 가지 알려진 팩트가 있기는 하다. 전세계약서 등 거기에 살았다는 적극적 입증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소극적 팩트’가 있다. 즉 ‘거기 살았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추가 취재를 해도 입증도 반증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하자. 그럼 단독 보도할 수 있을까? 필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 횡설수설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 필자는 경향신문이 앞으로 비판과 책임의 두 가지 사명을 잘 조화시키면서 훌륭한 언론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부>

원문보기: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706072119005&code=990100&utm_campaign=share_btn_click&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_share&utm_content=mkhan_view#csidx35470f5b54a7b4b9243c1efb40b1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