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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남자의 시선/4차 산업혁명의 명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외국인직접투자


 글로벌 투자환경과 FDI(외국인직접투자) 전망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 따르면 2016 년 글로벌 FDI는 전년대비 13% 감소한 1조 5,200 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글로벌 FDI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인 2007년 1조 9,000억 달러로 역대 최 고치를 기록한 이후 2009년 1조 2,000억 달러로 대폭 감소하였고, 이후 등락을 거듭하였다. 2015 년 1조 7,000억 달러로 반등하면서 증가 조짐을 보였으나, 2016년 다시 13% 감소하여 글로벌 FDI 의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글로벌 FDI의 변동성은 투자유형의 영 향과 지역별 투자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우 선, 투자유형을 살펴보면, 국경간(Cross-border) M&A의 변화가 그린필드(Greenfield) 투자에 비 해 전체FDI의 변화를 잘 설명한다. 국경간 M&A 투자는 2010년 3,470억 달러에서 2016년 8,310억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동기간 그린필드형 투자는 8,000억 달러 초반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증감률의 경우도 국경간 M&A 투자의 증감률이 그린필드에 비해 글로벌 FDI의 증감률과 부합하 는 경향을 보인다. 


두 번째로, 지역별 투자변동의 영향이다. 2016 년 글로벌 FDI의 감소는 선진국 중 EU의 FDI 감소 와 개발도상국의 FDI 감소의 영향이다. EU의 FDI 는 전년대비 18% 감소한 3,890억 달러를 기록했 고, 개발도상국은 20% 감소한 6,000억 달러를 기 록했다. 특히, 개도국 중 아시아국가 FDI가 22% 나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글로벌 FDI 전망은 불확실성이 상존하 는 가운데 비관적 전망(mildly pessimistic)과 완만 한 회복세(modest recovery)를 보일 것이라는 낙 관적 기대가 공존한다. UNCTAD는 2017~2018년 글로벌 FDI가 불확실성(uncertainty)이 남아있는 가운데에서도 경제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2016년 보다 다소 증가할 가능성도 있으나 2015년 수준 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 만 5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으로 인한 정치적 변동성과 영국의 EU탈퇴협상을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시점의 미정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리쇼 어링(reshoring)정책, 외국기업에 대한 미국내 투 자촉구, TPP탈퇴·NAFTA 등 메가 FTA재협상의 통상정책 기조도 투자가들의 의사결정을 지연시 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미국이 중국을 환 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미·중간 무역분쟁 발 생 소지가 잠재되어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증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수익성과 위험성(risk)의 함수인데, 불 확실성의 증가는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결국 글로벌 FDI에 있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 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한국의 외국인투자 동향 

글로벌 FDI감소에도 불구하고 2016년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는 213억 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였다. 2015년 사상 첫 200억 달러를 기록 한 이후 2년 연속 200억 달러를 기록하여 외국인 직접투자 200억 달러 시대가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의 특징은 첫째, 서비스 업 투자의 지속적인 증가세와 제조업분야 투자의 누적 1,000억 달러 달성이다. 고용창출효과가 제 조업에 비해 큰 서비스업 투자는 6년 연속으로 증 가하여 외국인투자의 증가세를 이끌었고, 제조업 분야 투자도 다양한 업종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 로 전년대비 12.4% 증가하여 누적 1,000억 달러 를 기록하였다. 

둘째, 글로벌 가치사슬(Value-chain) 형성, 신 기술이전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그린필드 (Greenfield)형 투자가 150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하였다. 그린필드형 투자는 부지를 취득·임 대하여 새롭게 공장을 설립하거나 사업장을 설립 하는 투자로 실물경제 활성화와 고용 및 부가가치 를 창출하는 효과가 큰 투자유형이다. 

셋째, 선진국인 EU로부터의 투자가 전년대비 3 배 수준으로 증가하였고, 중국發 투자도 사상 첫 20억 달러를 넘어 누적 100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이는 정치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펀 더멘탈과 성장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신용평가사인 S&P는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선진국 수준인 AA로 상향조정하였다. 

2017년 한국의 FDI도 글로벌 경기상황의 영향 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환경 측면에 서 볼 때 긍정적 요인(pros)과 부정적 요인(cons) 이 공존하고 있다. 긍정적 요인으로 첫째, 정부의 신산업육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투자가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테슬라, BYD 등 글로벌 전기차업체의 한국 진출, 머크(Merck), 존슨앤존슨(J&J) 등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송도에 바이오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 다. 둘째로, 「기업활력법」의 본격적 시행에 따른 기업의 사업재편 논의가 증가하고 있어 M&A 수 요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부펀드나 글로 벌 재무적투자가(FI)가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금 조달에 부분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증대되는 것이 다. 마지막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글로벌 스포츠 빅이벤트가 관광·레저분야의 새로운 투자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동경 하계올림픽, 2022년 베 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스포츠 이벤트붐 을 배경으로 특급호텔, 복합리조트, 레저시설 등 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부정적 요인도 존재하고 있다. 먼저, 외국인 정 주여건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이르지 못했다. 외 국인투자가의 주거편의와 외국인학교 등 교육환 경이 투자가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 해 지속적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경영환경 측면 에서 규제개혁의 진척도가 낮아 투자가들이 체감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한국의 외국인투자 정책방향 

2016년 들어 전산업에 확산되고 있는 4차 산 업혁명은 빅데이터, 클라우딩, IoT, AI, 3D프린팅 등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물리적 영역과 디지 털영역 간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현상이다. 4차 산 업혁명은 기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분류되 던 전통적인 접근방법을 무너뜨리고 산업간 융 합을 촉진시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한다. 융 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효과적 확산을 위한 선결조건은 상당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 산업기반이다. 우리나 라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 자동차·철강·반도 체 등의 제조업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ICT분야 의 기술력과 혁신역량을 갖추고 있어 4차 산업혁 명이 본격화될 수 있는 우수한 토양을 갖추고 있 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확산은 한국이 지닌 경쟁 력을 활용하여 외국인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좋 은 기회이다. 

4차 산업혁명 확산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외 국인투자 정책방향은 양적 위주에서 질적 위주로 FDI정책의 전환, 전략적 유치활동, 외투기업의 애 로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먼저, 과거 양적 위주의 FDI정책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 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분야를 모색하 여 질적성장 중심의 FDI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 하다.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산업분야를 적극 적으로 모색해 나가는 방향으로 FDI정책을 추진 하는 것이다. 조세감면, 입지지원, 현금지원 등의 인센티브제도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개선해 나 가야 한다. 투자유치 유망분야로는 5대 신산업 (바이오헬스, ICT융합, 에너지 신산업, 신소재, 고 급소비재) 분야와 문화콘텐츠, R&D분야를 예로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전략적 유치활동이다. 정부는 빅데 이터, 클라우딩, IoT, AI, 3D프린팅 등 4차 산업 혁명 관련분야 기업유치뿐 아니라 스마트공장, 헬스케어(healthcare), 공유경제 등 신개념의 산 업에 대한 기업유치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 다. 새로운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가능기업 을 발굴(sourcing)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대 한투자 의향을 확인하여 중점 유치기업으로 선 정(targetting)한 뒤, 인센티브·고위급 IR활동 등 을 활용하여 집중유치 노력을 전개해 나갈 예정 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애로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다.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제도를 통해 애로 사항을 수렴하고 필요없는 규제를 해소하여 경영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외국인학교의 건립확대 등 외국인투자가의 생활 편의와 정주여건 개선노력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외에 외국인투자유치 정책과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지만 외국인투자기업의 고급 인력 확보와 R&D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부처·기관과도 유기적 협력을 해나갈 계획이다. 




외국인투자의 삼위일체(Trinity) -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외국인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은 ① 기업의 낮은 생산비용, ② 시장과 고객에 대한 접근성 그리고 ③ 정부의 매력적인 인센티브 등 3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이처럼 외국인투자는 정부정책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비용·접근성 등의 시 장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즉, 시장요인과 정부정책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되는가에 따 라 성공여부가 좌우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기에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외국인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 서는 시장과 정부가 효과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 해야 한다. 시장과 정부가 산업정책 측면에서 커뮤 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외국인투자에 대한 공통분모(common denominator)를 늘려야 외국인 투자 정책의 일관성과 효과성을 제고할 수 있다. 

정부는 미국·EU·중국 등 주요국과 체결한 FTA 네트워크를 통해 입지적 강점을 구축하고, 기업은 생산비를 줄이고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노 력을 지속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이에 외 국인투자 인센티브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려 는 노력이 결합되어 외국인투자의 삼위일체가 이 루어질 때 외국인투자는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준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유치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