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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남자의 시선/지식인의 서재

국제안보 정세

국제안보􀀁 정세

이대우(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요 약

2016년 남·북아메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심각한 안보위협에 시달렸다. 물론

아프리카도 보코하람 및 패퇴한 이슬람국가(ISIL)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유럽, 중동, 아시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이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은

NATO와 러시아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고, ISIL의 테러 공포 속에서 한 해를 보냈고,

테러는 유럽인의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되었다. 한편 중동의 안보정세는 유럽보다

훨씬 불안정했다. 패퇴 일보직전에 놓인 ISIL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으며, 시리아 정부군

의 반군격퇴가 임박함에 민간인 사상자 수가 증가하고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세불안의 주원인은 시리아 알 아사드 권위주의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정권 퇴진을

추진하는 미국과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서태평양의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에 대한 미국의 무력시위와 중국의 대응으로 군사적 긴장이 매우 고조되

었다.


2017년 국제안보정세는 더욱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보직자들의 성향이 ‘강성매파·친러시아·반이슬람’ 특성을 보이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강대국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으나, 이는

중동에서 ISIL 척결을 위한 협력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동정세는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리아 민주화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반면 유럽에서의 NATO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에서와는 달리 미국과 유럽연합은

‘강대국(러시아)에 의한 영토(크림반도)병합’이라는 나쁜 선례를 결코 남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에서의 테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거점을 잃은

ISIL 외국인 전사들이 유럽으로 돌아가 테러를 자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아시아, 특히

서태평양에서의 미·중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일

대중국 압박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정책이 완화되거나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아시아에

서의 미·중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끝으로 한반도 안보정세는 미국의

대북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2016년 국제안보정세

2016년 남북아메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심각한 안보위협에 시달렸다. 물론

북아프리카도 보코하람 및 패퇴한 ISIL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유럽, 중동, 아시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이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유럽에서는 NATO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2014)으로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했고, 러시아는 NATO

의 동진을 구실로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NATO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이슬람 이민자

가 많았던 유럽에서는 수니파 무장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IL, 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 추종세력에 의한 테러가 수차례 발생하여 많은 인명 피해를 발생시켰

다. 2016년 3월 22일 ISIL 추종세력에 의한 벨기에 브뤼셀 자벤텀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역 폭탄테러로 3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7월 14일 프랑스

니스 테러로 80여명의 사망자와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ISIL이 ‘칼리프 국가’를

선포한 이래(2014. 6. 29) 2년 동안 활동 거점인 시리아와 이라크를 제외한 전 세계

29개 국에서 143차례 테러를 자행하여 무고한 시민 2,043명을 살해한 것으로 집계되었

다.1) 더욱이 벨기에 테러범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핵물리학자를 납치하려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유럽에서의 핵테러 가능성이 가시화되었으며, 프랑스 테러는 이슬람 극단

주의자들이 관광지 또는 유원지 등 소프트 타깃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는 우려가 증폭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럽에서는 테러가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되어가고 있다.


중동의 안보정세는 유럽의 그것보다 훨씬 불안정했다. ISIL 격퇴전과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 수가 증가되고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심의 연합군의

ISIL 거점 탈환을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어 이라크의 모술과 시리아의 락까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ISIL의 핵심 지도자들이 미국 드론 공격에 의해 사망함에

따라 ISIL 궤멸은 시간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ISIL 잔존세력은 그 거점을 아프리카 북부인

리비아로 옮겨 명맥 유지를 도모하고 있으며, 유럽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리비아가

ISIL의 새로운 거점이 되면 유럽에 대한 공격이 잦아질 것이 우려된다. 한편 시리아 내전

을 계기로 독재정권인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알아사

드 정권을 유지시키려는 러시아의 대립으로 내전 종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2) 게다가

러시아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방공미사일 S-300V4(NATO

명 SA-23 Gladiator)를 시리아에 배치했고,3) 알아사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중해에

해군력을 집중시킴으로써 미러 간의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협상도 중단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연합세력이 ISIL 격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 거점지역인 알레포에 총공세를 퍼부어 민간인 사상자 수가 기하급수적으

로 늘어나고 있으며, 수십만 명의 피난행력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해양영토분쟁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해구단선을 근거로 남

중국해 80%가 자국의 해역이라고 주장하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 특히 베트남과 필리

핀 사이의 분쟁이 격화되었다. 이 분쟁에 미국은 ‘항행의 자유’확보라는 명분으로 개입함

으로써 해양영유권 분쟁은 미중갈등으로 비화되었다. 특히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

지화로 미국의 무력시위와 중국의 대응으로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이 매우 고조되었

다. 한편 7월 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는

2013년 필리핀이 요청한 남해구단선의 적법성, 남중국해 해양지형에 대한 법적 지위,

중국의 인공섬 건설의 적법성, 그리고 인공섬 건설과 관련한 해양환경 훼손 여부 등과

관련한 중재재판 청구에 판정을 내렸다. PCA는 필리핀의 주장을 모두 인용함으로써,

미국이 주장해 온‘항행의 자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물론 중국의 남해구단선 주장과

인공섬 건설 및 항해를 방해 행위는 국제법상 불법 행위로 규정되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

은 이 파정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면서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어 미중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4)

한편 중일 간의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도 진행중이다. 양국 간의 군사적 충돌은 없었

으나, 중국의 군함과 순시선 그리고 항공기의 센카쿠열도 영해와 영공 침범이 잦아짐에

따라 중일 간의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렇듯 유럽, 중동, 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 뒤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의

이해가 상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러관계와 미중관계의 변화가 2017년

국제안보정세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며, 2017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

의 외교안보정책이 강대국관계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2017년 국제안보정세 결정 변수: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미국 언론과 국제사회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걸은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미국 제 4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그의 충격적인 공약은 국제사회를 혼란스

럽게 만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은 ‘선별적 개입(신고립주의)’와 ‘무역보호주의’이다.5) 여기

서‘선별적 개입’은 미국이 국제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미국의 국익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곳에 한해서만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

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트럼프 당선인의 선별적 개입공약은 오바마 정부의 재균형

(Rebalancing)정책 또는 아시아 회귀정책(Pivot to Asia)에 대한 비판에서도 발견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개입정책 자체보다는 오바마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를 비판하면서(talking loudly but carrying a small stick) 군사력 증강을 강조하였다.


게다가 트럼프 독트린이라 할 수 있는 미국우선주의 속에는 미국의 패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으며, 군사적 개입을 포기한다는 말도 없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

보정책은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6)와 네

오콘이 중심에 서 있던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Unilateralism)’정책을7) 합한 수준일 것

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지난 70년 동안 미국이 만들어

온 국제질서를 송두리째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모든 정보기관과 군이 수집하고 분석한 최고 기밀에

대한 브리핑을 받음으로써 국제정세를 보는 시각이 매우 달라질 것이며, ‘균형과 견제’라

는 미국 정치 특성에 따라 미국 의회의 목소리도 청취해야하기 때문에 충격적인 공약은

많이 순화되어 정책으로 구체화될 것이다. 이 순화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보직

자들의 견해도 정책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16년 12월 6일 현재 국무장관을 제외한 주요 보직자가 내정되었다. 그들의 성향을

분석해 보면, 모두 강경파로 분류된다. 국방장관에 내정된 매티스(James N. Mattis)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매우 저돌적 성격의 야전 지휘관으로, 걸프전 및 이라크전에 참전했

고,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 유지를 강조했으며, 이란 핵협상을 중동 지역 안정을 해치는

주요 위협이라고 비판해 온 인물이다.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플린(Michael T. Flynn)

은 트럼프 당선인의 군사력 증강에 관한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며, 오바마 대통령의 소극

적인 국방정책을 비판했다. 푸틴과도 만났던 그는 친러시아 성향을 갖고 있으며, 이슬람

주의 무장세력을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한다. 특히 이슬람주의(Islamism)를 악

성 암(vicious cancer)에 비유하면서 이들을 척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야 한다고 주장했다. CIA 국장에 내정된 폼페오(Michael R. Pompeo)는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때마다 별도 성명을 발표하고 대북 강경 대응을 촉구했던 인물로 ISIL과

같은 극단주의 무슬림의 테러행위를 비난하지 않는 무슬림 지도자들을 “잠재적 공모자

들”로 간주하는 등 이슬람 자체에 부정적 시각 견지하고 있다. 백악과 비서실장에 임명된

프리버스(Reince Priebus),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기용된 배넌(Stephen K. Bannon) 그리

고 법무장관에 내정된 세션스(Jeff Sessions) 의원도 반이슬람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

들이다. 끝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보좌역을 맡아왔던 파레스(Walid Phares)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 핵심은 ISIL 척결과 비핵확산임을 강조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및 핵개발이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인식 하에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해갈 방침이라고 언급했다.8)

따라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당선인의 군사력 증강 기조를 유지하면서,9)

ISIL 척결을 포함한 중동안정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트럼프 당선

인은 물론 주변 참모들이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고 있어,10) 미러관계는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아시아의 해양영토분쟁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정책은 매우 강경할 것으

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을 겨냥해 매우 공세적인 언급을 쏟아냈다. 예를 들

면, 그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45% 징벌적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중국을 환율조작

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이 해양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남중국해에 미군 병력 증강하

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압박할 것임을 강조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은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통화를 함으로써 중국의 가장 아픈 곳을 건드렸다. 특히 대만 총통

과의 통화는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이며, 비서실정 내정자인 프리버스가 차이잉원 총통과

의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로 보아 가볍게 넘길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한편 그는 안보 무임승차론을 근거로 NATO를 비롯한 한국과 일본의 동맹 재조정을

주장하여 동맹국들을 긴장시켰다.11) 하지만 이러한 얘기, 즉 미국의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패권을 적은 비용으로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 및 우방국에게 책임 및 비용을 분담시킬

것으로 전망되나, 동맹관계를 훼손시킬 정도의 요구는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

프 당선인도 러시아의 남진을 저지하는데 NATO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며,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중국견제 및 아시아 안정을 위해 공헌하고

있음을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아시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 핵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만 카드’를 활용해 중국의 대북압박을 강화시킬 것을 시사했다. 물론

파레스가 강조한 ‘비확산’은 이란 핵문제를 언급한 것이며, 트럼프 당선인은 이란 핵협상

에서 보다 ‘철저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미북 간의 대화가 성사되어

도 미국의 대북 핵정책은 ‘고강도 검증을 통한 비핵화’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안보정세 전망

트럼프 정부는 출범 직후 ISIL척결을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

다. 물론 대러시아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전통적 공화당 주류(존 메케인, 미트 롬니 등)와

의 정책조율이 필요하다. 따라서 ISIL 척결과 관련된 시리아 내전과 크림반도 병합 문제

를 분리할 가능성이 있다.12) 즉 ISIL 척결을 통한 중동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 시리아

알아사드 권위주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정책은 민주주의 증진을 요구하는 선에서 중단하

고 러시아와 협력해 ISIL을 궤멸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시리아에서 민주주의는

후퇴하지만 안정이 유지될 것이고, 이라크도 안정을 찾을 것이다. 그렇다고 중동 전체가

안정화 되는 것은 아니다. 이란문제, 예멘문제, 나아가 리비아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13)


한편 유럽의 안보정세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트럼프

정부 하에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좋아진다고 해도, 크림반도 병합은 정당화되지 않을 것

이기에 유럽연합(NATO)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은 유지될 것이다. 만일 미국이 대러제

재를 축소하거나 철회한다면,‘강대국에 의한 영토병합’이라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

이며, 이는 동·남중국해에서 해양영토분쟁 중인 중국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에서의 테러는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패퇴한 ISIL

은 새로운 거점으로 유럽에 가장 근접한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선택함으로써 유럽에 대한

테러 공격이 용이해졌다. 게다가 유로폴은 중동에서 훈련을 받고 유럽으로 돌아온 ISIL

외국인 전사의 수가 3,000~5,000명에 이를 것이라 경고했다. 이들에 의해 자행되는 테

러의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ISIL 외국인 전사들과 그 추종세력들에 의한

테러 억제를 위해 유럽연합은 무슬림 이주자들에 대한 경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고, 이에

대한 무슬림의 반발로 인한 인종간의 충돌도 우려된다. 더욱이 유럽연합은 브렉시트에

이어 테러 가능성 증가, 트럼프 정부의 동맹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결속력이 강화되고

이는 군사적 협력 증대로 이어질 것이기에,14) 무슬림과의 전면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서태평양에서의 미국 후퇴는 없을 것이기에 미중갈등은 격화될 것이 전망되며,

이는 동아시아 안보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한 바

와 같이, 트럼프 행정부는 해군력 증강을 통해 해양패권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며, ‘선별

적 개입, 확실한 대응’기조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서태평양 장악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겨냥해 매우 공세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면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최우선순위가 ISIL 척결인 만큼,

당분간 중국과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주변 환경을 만드는 것이기에 미국에게는 ‘현상

유지’가 최선의 목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이 공세를 멈추고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면

남중국해 나아가 서태평양에서 미중 간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지 않을 것이다.15


요컨대 2017년 국제안보정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유럽 안보정세는 NATO와 러시아 간의 긴장은 유지될 것이지만 테러 발생 가능

성은 고조될 것이다. 중동정치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러 간의

협력으로 ISIL은 거점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고, 시리아 내전도 정부군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의 가치인 민주주의는 퇴보할 것이다. 한편 서태평양 해역에서

의 미중 및 중일 간의 해양패권다툼은 지속될 것이다. 끝으로 한반도 안보정세는 미국의

대북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응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는 중동정세 안정 이후 시리아 및 이라크 재건사업

에 동참할 준비를 해야 하고, 남중국해와 대만이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국제규범

준수’와 ‘하나의 중국 원칙’차원에서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미중갈등으로 인해 닥칠

제반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으로부

터 방위비분담 증액 및 무역 불공정해소 요구가 있을 것에 대비해야 하고,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이유로 중국으로부터의 무역보복에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2017년 안보확보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하에, 안보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번 기회에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이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끝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진용이 결정되고 국가안보전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17

년 6월까지 우리의 외교목표, 특히 대북정책 목표(비핵화)를 확실히 설정하고, 목표달성

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한 후, 우리의 로드맵 구현을 위해 트럼프 정부와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북한의 오판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의 방위력 증강은

물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해야 하며, ISIL 테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철저

히 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