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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남자의 시선/부동산 재테크

100세시대 노후준비와 자녀리스크 관리

100세시대의 노후준비와

자녀리스크 관리





월간생명보험 JANUARY 2017


요즘 ‘자녀리스크’라는 말이 유행이다. 부모가 아무리 성공을 하고 돈을 많이 벌었다 해도 자

녀문제로 인해 노후에 큰 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결혼한

자녀가 갑자기 찾아와 신용불량자가 되게 생겼다며 손을 벌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모아둔 노후

자금을 내주고 노부부가 쪽방에 살고 있는 사례도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도 안하고 부모

에게 얹혀사는 자녀들도 있다. 한국에서는 이를 캥거루라고 한다. 이 숫자가 48만 5천명쯤 된

다는 조사자료가 발표된 일도 있다. 그런데, 캥거루가 이 말을 알아들으면 매우 화가 날거라는

생각이 든다. 캥거루는 자기 새끼를 딱 1년 보호하다 쫓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은 끝

이 없지 않은가?

일본에서는 캥거루를 Parasite Single, 즉 기생충적 독신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35세에서

44세까지 10년 인구는 1,895만명이다. 그 중 16%에 해당하는 300만명이 결혼을 안하고 부모에

게 얹혀사는 기생충적 독신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되는가? 직업이 있는 자녀는 그나

마 괜찮다. 직업 없는 자녀가 더 많다는 게 문제다. 부모의 사망신고를 안하고 몰래 연금을 타거

나 아니면 극빈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그 일본의 뒤를 급속하게 따라가고

있다. 영국에는 또 kippers라는 말이 있다.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자녀들이라는 뜻이다.






자녀교육비·결혼비용 부담에 대한 인식차이

문제는, 세계에서 한국처럼 자식에게 돈을 쏟아 붓는 나라도 없을 거라는 것이다. 대학 등록

금이 비싸다는 말들을 하지만 미국대학의 등록금이 한국보다 훨씬 더 비싸다. 그런데, 한국이나

일본의 부모들은 “대학 등록금은 부모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하는 반면, 미국부모들은 “대학 등

록금? 자기들이 융자받아서 내고 취직해서 갚겠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CEO로 한국에 와서 일하고 있는 한 재미교포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이 분은 1980

년대에 국내 명문사립대학 2학년 재학중에 미국에 있는 누님이 비행기표를 보내줘서 미국 유학

을 떠났다고 한다. 한 학기가 지나서 당시 한국 돈으로 400만원 정도 되는 등록금 고지서가 나

왔다. 당연히 누님이 내줄 거라는 생각으로 그 등록금 고지서를 누님에게 갖다 줬다고 한다. 그

런데 누님이 완전 미국화된 분이었다. 자기를 빤히 보면서 “이걸 왜 나한테 주는거야? 네가 알

아서 해!” 이러더라는 것이다. 당황스럽고 야속했지만, 그 때부터 코피 터지게 아르바이트 하고,

장학금 찾아보고, 융자도 받고 해서 어렵게 졸업을 했다고 한다. 지나고 생각해보니까 그 때 누

님이 등록금을 두말없이 척척 내줬으면 자기는 오늘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는 것이다. 자립

심을 키워준 누님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 세계에서 대학진학률 1등인 나라가 한국이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70% 정도이고, 그

뒤를 이어 일본이 55%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진학률 1등과 2등인 이 두 나라의 공

통점은 등록금을 부모가 대준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기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융자를 받아서 다녀야 하기 때문에 공부에 취미가 없거나, 나와봐야 취직도 될 것 같지 않을 정

도로 수준 낮은 대학이라면, 아예 그 돈으로 장사를 하거나 다른 일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

나 한국이나 일본은 어떤가? 부모가 학비를 대주다 보니 공부에 대한 적성, 대학의 수준, 장래

성 등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들어가고 본다. 그러니 나중에 취직도 안되고 형편이 더 막막

해지는 것이다.

결혼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또 다르다.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결혼비용을 부모에게 약간이라

도 도움 받아야 할 사정이라면 이리저리 눈치 보다가 “어떻게 조금만 도와줄 수 없을까요?” 이

렇게 부탁을 한다. 실제로 이 글의 공동저자인 시모무라의 경우가 그렇다. 딸이 결혼할 때 딸 내

외는 자기들의 책임하에 모든 비용을 해결했고 자신은 신혼여행비조로 약간의 도움을 주었을 뿐

이었다. 결혼 후 수년이 지나 딸이 집을 사게 되었다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150만엔, 한화로

1,500만원 정도 도와주는 걸로 끝냈다. 당시 시모무라는 중견 자산운용사의 사장이었고 어느 정

도 경제력도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도 그 정도로 끝낸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 어떤가? 결혼비용을 대줘야 한다는 생각은 자녀들보다 부모쪽이 더 강하다. 한

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자녀세대는 응답자의 65%가, 부모세대는 85%가 “결혼

비용은 부모가 지원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 본인들의 힘만으로 결혼하는 자녀는 전체의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금액도 문제다. 같은 조사결과에 의하면, 총 결혼비용이 아들의 경우 전

국평균 1억 5,000만원, 딸은 8,600만원이나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모의 부담은 아들의

경우 8,000만원 이상, 딸인 경우는 6,000만원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녀교육비·결혼비용이 부모의 노후생활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이렇게 과다한 교육비·결혼비용 지출이 부모의 노후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 한국의 5060세대는 648만 가구이다. 트러스톤연금포럼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지금처럼 교

육비·결혼비용을 지출할 경우 5060세대의 60% 가까이가 은퇴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말하는 은퇴빈곤층이란 부부 월 생활비를 94만원 이하로 살아야 하

는 가정을 말한다. 대부분의 한국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교육비, 결혼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서는 노후를 여유롭게 살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달

리 방법을 찾으려 하니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이렇게 무리하게 자녀교육비·결혼비용을 지출하면 자녀들은 부모에

게 고맙게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오히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어릴 때부터 스스로 결핍에 적응

하는 방식을 체득한 자녀들은 부모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 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2014년

여름에 한 지상파 방송의 <스카우트>라는 프로에서 전국의 특성화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국내

시중은행에 취직 도전하는 사례를 보여준 일이 있다. 당시 이 글의 저자인 강창희는 심사위원을

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유머를 섞어가면서 설명을 하는데, 자기 밑

의 대학졸업자인 연구원 못지 않게 잘 하는 것이다. 또, 본인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동생들 용돈도 주고 엄마 생활비를 보태는 등, 그렇게 집안형편을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참

으로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면, 무리하게 비용을 들여 결혼시킨 가정의 자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한국여성정책

연구원이 부모들의 결혼비용 부담에 대한 신혼부부의 생각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부모가 내

결혼비용 때문에 힘들어 하셨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아니오’가 65%, “자

신은 남들에 비해서 적게 쓴 편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예’가 65%를 차지했다. 자신들의 노후

는 생각하지도 않고 무리하게 비용을 댄 부모들이 이런 자료를 보면 그 마음이 어떻겠는가? 물

론 부모마음이 좀 섭섭하다 하더라도 자녀들만 잘 살 수 있다면 상관이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것이다. 예전의 부모들은 논 팔고 집 팔

아서라도 자식들을 시험만 잘 보게 만들어 놓으면 이른바 본전을 뽑을 수 있었다. 괜찮은 학교

를 나와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서 그럭저럭 60세까지 다니고, 또 그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를 책

임져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자식들은 자기들 살기도 바쁘다. 어떤 일류 기업

에 들어가도 40대 중반이면 언제 명퇴를 당할지 알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2015년초에 영화 ‘국제시장’이 1,200만 관객을 동원해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일이 있다. 영화

의 주인공 덕수가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다. “우리 자식세대가 아닌 우리세대가 힘든 세상의 풍

파를 겪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똑바로 해 이놈

들아” 이렇게 말하고 싶은 덕수세대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가 이런 말을 들으면 어

떤 반응을 보일까? 겉으로는 수긍할지 모른다. 그러나 내심은 냉소적이지 않을까? “당신네들이

부동산 투기해서 집값 올려놓아 우린 집도 못 사지 않아요?” “당신네들이 경제는 이 꼴로 만들

어 놓고 대학은 대책없이 많이 만들어 놔서 우리는 취직도 안되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젊은이

들도 많다는 것이다. 덕수 세대들은 지금의 한국사회가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냉혹한 사회인가

에 대해서 생각 해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냉혹한 사회, 자녀들을 과보호하는 부모

일본의 가족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가 쓴 책 중에 ‘왜 일본은 젊은이에게 냉혹한가’라

는 제목의 책이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일본은 젊은이들에게 냉혹한 사회라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2016년 대졸 취직률은 75%였다. 반면, 한국의 대졸 취직률은 50%에도 이르지 못한다.

대졸자 두 명 중 한 명이 취직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냉혹한 사회라고 한다면 지금의 한국사

회가 일본사회보다 훨씬 더 냉혹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렵게라도 취직만 하면 그 후는 또 보

장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경희대학교 신동균교수가 ‘남자가 주직장에서 45세까지 근무할 확

률’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1950년 이전 출생자는 70~80%였던 데 비해, 58년생은 40%,

60년생은 20%에 지나지 않는다. 몇 년 다니다가 그만두고, 또 취직했다 그만두기를 평균 6번

정도 반복해야 겨우 60세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시험 잘 보는게 문제가

아니라 씩씩하고 적극적인 자세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들은 냉혹한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자녀들을 씩씩하게 키웠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부모

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자녀들을 과보호하는 부모, 특히 어머니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 아들은 공부 잘 하니까 걱정 없어요.” 이렇게 말하고 싶은 어머니들도 있

을 것이다. 과연 그런가? 주위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더 문제라는 생각

이 드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 한 사례를 소개한다. 어느 기업에서 국제 비즈니스를 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명문대학 나와 미국유학까지 하고 영어도 유창한 인재들을 고액연봉 조건으로 스카

우트 해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한 4년쯤 지나니 그 비즈니스가 잘 안되는 거다. 비즈

니스 사이클이 너무 짧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돈 좀 버는가 했는데 몇 년 지나니까 돈벌이가 안

되는 것이다. 그 기업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그 부서를 해체시킬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

런 조직에서 고액연봉 받던 친구들은 마땅히 갈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몇 년

동안 고액연봉을 받은 게 화가 될 수 있다. 영원히 그렇게 받을 것으로 착각하여 생활수준, 소비

수준만 높아져 있고 저축을 해놓은 게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 고액 과외공부 시키고, 고급호텔

헬스회원권 사고, 골프 치고, 생활수준, 소비수준은 높아졌는데 저축해둔 돈은 없는 것이다. 이

런 친구들이 부모의 노후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는 샐러리맨도 자영업자와 똑같은 마

음으로 뛰지않으면 안된다.” 어느 강의장에선가 이어령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참으로 새

겨 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자녀자립교육

결국 노후대비와 관련하여 몇 억원의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녀교육이

다. 부모가 먼저 이 시대에 맞는 자녀교육 방법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자녀들에게도 교

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교육이다. 여기에서 말

하는 경제적 자립이란 돈 버는 능력만을 배양하는 교육을 뜻하는 게 아니다. 주어진 경제적 상

황에 자기자신을 맞추어 넣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더 중요하다. 그것도 이론적인 교육만이 아

니라 일상생활에서 실천해나가도록 습관화 시키는 교육이다.

자녀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 지방 명문고

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직업선택 10계명을 참고할 만하다. 그 첫째는 ‘월급이 적은 쪽을 선택하

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월급을 회사에서 주고 나라에서 준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지금과 같

은 100세시대에는 남과 차별화된 주특기가 있어서 적은 금액이라도, 회사를 옮겨서라도 월급을

오래 오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남들이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는 계명도 있다. 그런 직장은 주식으로 말

하면 주가가 천정 근처에 와있다는 증거다. 언제 급락할지 모른다. 실제로 매년 가을 입사경쟁

률 200:1, 300:1로 화제가 되고 있는 대기업에서 최근 들어 40~50대 직원을 몇 백명씩 명퇴시

킨다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무조건 가라’라는 계명도 있다. 언

뜻 들으면 어이없는 계명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필자의 40년 넘는 직장생활 경험으로 보

면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문제는, 말이 쉽지 이런 직업관을 갖는 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는 것

이다. 부모와 자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공통된 인식과 소신을 갖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

다고 해야 할 것이다.

표 3 | 지방명문K고교의 직업선택 10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을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가라.

6. 장래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을 바랄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공적·사적연금으로 노후최소 생활비를

자녀교육비·결혼비용을 아끼고 자녀에게 제대로 된 자립교육을 시킨 다음에 해야 할 것은 교

육비, 결혼비용 아낀 돈으로 공적·사적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인생 100세시대

에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생활비 정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두는 게 가

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이라고 하면 부자가 많은 나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부

자가 많은 것 보다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생활비 정도를 공적·사적연금

으로 보장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복지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주요국의 노

후 주요수입원을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한국, 미국, 일본, 독일에서 60세 이상의 퇴직자를 대상으로 ‘노후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에 대

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응답자들은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대답이 20~30%를 차지

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부모의 주생활비를 부담하는 자녀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

목해야 할 것은, 1980년의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72%를 차지했었다는 점이다. 30년 사이에 자

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이렇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에, 미국, 일본, 독일에서는 공적·사적연금의 비중이 60~80%로 가장 높았고,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비율은 1% 안팎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10년쯤 후에 이런 조사를 한다

면 주생활비를 ‘자녀 도움’에 의존하는 비율이 이들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

다. 반면에, 현재 15~20% 정도인 연금의존 비율이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국 노후의 최저 생활비를 자녀에게 의존하던 사회에서 연금에 의존하는 사회로

바뀌어 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부모세대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가정주부도 임의 가입이 가능하므로,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60세까지 불입한다면 노후자금 마련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직장인은 퇴직연금에도

가입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연금저축과 연금보험과 같은 개인연

금에 가입하여 보완한다.


100세까지 살지 110세까지 살지 알 수 없는 장수리스크와 자녀로 인해 어려움을 당할지도 모

르는 자녀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몇 억원을 모아두는 것보다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

생활비 정도를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두는 것이 더 중요

하다. 재테크를 통해 풍요로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연금을 통한 노후준비를 못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역시절에 모아둔 목

돈이 있다면 이를 즉시연금에 가입하여 매월 생활비를 받아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모아

둔 목돈도 없다면 살고 있는 집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생활비를 받아쓰다가 세상을 떠날 때 정산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는 주택연금이다.

물론 자식에게 집 한 채는 남겨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100

세쯤에 세상을 떠나면서 자식에 집을 물려줘봐야 이미 그 자식은 70세쯤이 되어있을 것이다. 물

려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차라리 살아있을 때 부담을 주지 않는 편이 자식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下村三郎 시모무라 미쓰오

일본 히카리증권㈜ 상임고문

전) 다이이치투자자문㈜ 사장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전) 미래에셋금융그룹 부회장